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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사망, '인류의 삶' 바꾼 애플 창업주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5일 사망했다. 향년 56세. 이 시대 최고의 최고경영자(CEO)로 칭송 받아온 잡스는 지병을 앓아오다 지난 8월 CEO 자리에서 물러나 투병생활을 했고, 끝내 임종을 맞았다. 애플은 이날 이사회 명의의 성명서에서 "애통한 마음으로 스티브 잡스가 오늘 사망했음을 알린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스티브의 영명함과 열정, 에너지가 멈추지 않는 혁신의 원천이 됐으며 이로 인해 우리의 인생은 풍부해지고 향상됐다. 스티브로 인해 이 세상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입양아로 대학을 중퇴한 뒤 애플을 창업한 잡스는 세계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PC)를 개발하며 컴퓨터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1985년 자신이 영입한 CEO 존 스컬리와 이사회에 의해 쫓겨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는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컴퓨터 개발사 넥스트와 컴퓨터그래픽(CG) 영화사 픽사를 설립해 성공했다. 이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애플로 복귀해 아이맥에 이어 2001년 아이팟, 2007년 아이폰, 2010년 아이패드를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을 통해 디지털시대 '삶의 방식'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잡스는 특히 1977년 애플컴퓨터Ⅱ로 PC시대를 열어젖힌 후 30여년 만에 태블릿PC 아이패드를 내놓음으로써 PC시대를 접고 포스트PC를 주도해 세계 역사를 스스로 개척하고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2004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한 뒤 2009년 간이식 수술까지 받는 등 애플의 혁신을 주도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치열한 긴 투병생활을 했으나 끝내 병마를 이겨내지 못했다. 잡스의 유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스티브가 오늘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유족은 "스티브는 공적인 생활에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선지자로 알려져 있지만 개인생활에서는 무엇보다 가족을 소중히 여긴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이어 "우리는 스티브가 병마와 싸운 지난 1년 동안 그를 위해 기도하고, 그의 꿈을 함께 공유해온 많은 분께 감사한다"면서 "조만간 스티브를 추모하고, 그와의 기억들을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잡스의 유족으로는 부인 로렌과 3자녀가 있으며, 로렌과의 결혼에 앞선 전처와의 사이에도 딸이 하나 있다. 신동찬 기자 shin73@koreadaily.com

2011-10-05

애플 신제품 발표장 '잡스도 아이폰5도 없었다'

지난 4일의 애플 신제품 발표 현장에는 잡스도 아이폰5도 없었다. 이날 북가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진행된 신제품 발표 행사에는 아이폰 5가 아닌 아이폰4S가 공개됐다. 아이폰4S 소개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필 쉴러 애플 마케팅담당 부사장이 맡았다. 새로 출시된 아이폰4S의 외관은 기존 아이폰4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세계 어느 곳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월드폰'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쉴러 마케팅 당담 부사장은 "아이폰4S는 CDMA와 GSM에서 모두 작동되는 듀얼 모드 칩을 장착해 세계 어디서든 쓸 수 있는 '월드폰'으로 해외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에게 편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기존 이동통신사들은 CDMA와 GSM 방식 중 한 가지만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A5듀얼 코어 프로세서를 채택해 작업 속도가 아이폰4보다 2배 빨라졌다. 그래픽 처리 속도 역시 7배 빨라져 그래픽이 많은 게임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수명도 크게 개선돼 음성통화는 최대 8시간 인터넷 검색은 6시간 비디오 재생은 10시간 음악 감상은 최대 40시간 동안 유지된다. 풀HD 동영상과 얼굴인식 기능을 지원하는 카메라는 800만 화소급으로 장착됐다. 음성인식 기능도 추가됐다. '어시스턴트'라 불리는 이 기능은 문자메시지를 직접 읽어서 전송할 수 있으며 같은 방식으로 알람도 설정할 수 있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음성인식 솔루션 전문업체 시리(Siri)를 2억달러에 인수했다. 아이폰4S는 AT&T와 버라이즌에 이어 스프린트에도 공급된다. 가격은 2년 약정일 경우 16GB가 199달러 32GB 299달러 64GB 399달러다. 또 99달러짜리 저가형 8GB 아이폰4가 추가됐으며 8GB 크기의 아이폰3GS는 2년 약정할 경우 무료로 제공된다. 본격적인 판매는 오는 14일부터 국가별로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수정 기자 leesoo@koreadaily.com

2011-10-04

[경제 에세이] 안철수와 스티브 잡스의 차이

'국민 MC'로 불리며 지상파 3사의 간판격 연예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던 개그맨 강호동씨가 전격적으로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탈루로 인한 수억원의 세금 추징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 네티즌이 강씨 수사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해 결국 연예계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또 한 가지 최근의 유별난 현상은 서울대 안철수 교수의 등장 박원순 변호사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발표 그리고 이에 따른 주가의 요동이다. 안 교수가 언론에서 강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을 때 그와 관련된 회사의 주식이 연일 급등했는가 하면 그가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에는 관련 주가가 하락하는 동시에 박 변호사 관련주가 급등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이것은 얼마 전 스티브 잡스가 사임하겠다고 밝힌 직후 애플 주가가 5% 이상 급락한 것과 대조된다. 개그맨 강씨의 경우나 안 교수 바람이나 모두 한순간에 휘몰아치는 광풍과도 같은 우리 사회 여론의 쏠림현상이라는 데 맥을 같이한다. 그 중심에는 인터넷 매체들이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계층은 주로 젊은이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전체 국민의 일부에 불과하다. 여론 형성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 다수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에 기초하기보다는 일시적 감정에 따른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안철수 교수 관련 주가의 요동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다. 스티브 잡스의 경우처럼 유능한 최고경영자가 회사를 그만두면 그 회사의 주가는 떨어져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안 교수의 경우 그 반대였다. 이 현상을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다. 정경유착을 기정사실화하는 일반적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다. 아니면 그저 돈 버는 것이 목적인 소위 일부 작전세력의 농간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여튼 정상적이고 건전한 사회에서는 예상할 수 없는 현상이다. 현대 사회에서 정치와 경제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정치가 경제를 선도하기도 하고 때로는 경제가 정치를 받쳐 주기도 한다. 어떤 핵심적 지위에 있는 정치인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정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민간회사의 주가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정책의 집행과정에서 민간부문과의 협력이 필요할 것이고 이로 인해 해당 기업의 주가는 시장원리에 의해 자연스럽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안 교수 등은 아직까지 경제와 관련된 어떤 구체적 정책도 제시한 적이 없는데도 회사의 주가가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국민의 관심사인 급식과 의료 등 복지문제나 더 나아가 국가의 비전에 대해 한마디 제시한 적이 없다. 돌연 강력한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부상하고 그에 따라 주가가 널뛰기를 하는 현상은 우리 사회의 비이성적 열광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한 분야에 일생을 바쳐 위대한 업적을 내는 장인정신이야말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한 일이다. 만일 스티브 잡스가 건강이 회복돼 차기 대선에 출마한다고 하면 한국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미국의 미래상이나 경제난을 타개할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그의 명성만으로 오바마의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을까. 선뜻 상상하기 어렵다.

2011-09-22

[중앙 시론] 잡스, 잡스 그리고 잡스

애플의 살아있는 전설 스티브 잡스가 8월 24일 ‘이제는 그 날이 온 것 같다’는 은퇴 소식을 전하고 사라졌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자마자 백인 블루칼라 가정에 양자로 입양된 잡스는 리드대학을 중퇴하고 부모님의 차고에서 최초로 애플 컴퓨터를 만들었던 괴짜 천재였다. 그가 창업하고 그가 뽑은 애플의 CEO로부터 해고당한 뒤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절망감에서 벗어나, 픽사라는 최초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회사를 만들고 ‘토이 스토리’‘니모를 찾아서’‘CARs’라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난 다음 그는 애플로 금의환향한다. 애플로 돌아온 그가 만든 아이시리즈 iPOD, iTOUCH, iPAD, iMAC, iPHONE 등은 전세계의 소비자를 흥분시킨 그야 말로 고객이 사지 않고 못 배기는 제품을 만든 전설이다. 그러나 천재에게 모든 것을 줄 수 없는 것이 하늘의 뜻인지 몰라도, 그는 간이식·췌장암 수술 등 숱한 병마와 싸우면서 기업을 이끈 55세의 초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가 떠나야 할 시간이 왔다는 얘기다. 세계 많은 사람이 슬퍼하는 그의 인생 스토리와 함께 전설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그러면 그가 남긴 애플은 어떻게 될 것인가. 물론 그와 오랫동안 호흡을 함께 해온 팀쿡이 새로운 선장으로 애플을 끌고 가겠지만, 잡스가 없는 빈자리를 채우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IT산업의 제품들은 라이프 사이클이 매우 짧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제품이 쏟아지지만 또한 하루 밤새 소리 없이 사라지는 곳이다. 예를 들면 HP가 만들어 출시한 'HP TOUCH PAD'는 48일만에 사라진 태블릿 제품이다. 지금 태블릿 시장은 잡스의 아이패드가 90%를 넘는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는 보도다. 물론 삼성의 캘럭시탭이 오직 유일하게 아이패드와 일전을 벌리고 있지만 지금 특허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의 굴뚝산업 제품들과는 매우 다르게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기 때문에 시장의 창조적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새로운 제품이 나와야 한다. 바로 이점을 애플 투자자들은 우려한다는 보도다. 물론 팀쿡이 제품생산을 책임졌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뛰어난 업무를 수행해왔지만 잡스의 독창적인 미래에 대한 비전을 그가 갖고 있느냐는 의문이 든다는 얘기다. 한편 미국은 또 하나의 잡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업률이 9%를 상회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불가능하다면 오바마의 연임이 위태롭다는 보도다. 대통령이 일일이 기업을 찾아 다니면서 당신 회사는 몇 명을 고용하라 등의 일이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인지. 왜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책임져야 하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1930년대 케인즈의 거시경제 이론 정립 이후 모든 국가의 리더는 일자리 창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즉 정부는 막강한 정책 수단을 갖고 있다. 연방은행은 이자율을 조절할 수 있는 금융정책 수단이 있고, 또한 세금이라는 수단으로 국가의 살림살이를 꾸려 나가는 재정정책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분명 지금 미국은 '수요 부족 불황'이라는 진단인데도, 제2차 재정적자를 통한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매우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 이유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 추가 대규모의 재정적자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경기를 진작 시켜야 하나, 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통한 부족한 수요창출이 매우 어려워 보인다는 결론이다. 왜냐하면 공화당은 증세와 재정적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대통령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까지 온 것 같다. 어쨌든 정부는 의회를 설득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절박한 현실에 부닥쳤다. 또한 애플의 5만개의 ‘잡’도 향후 불투명 해 보이지만 미국의 ‘잡 늘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어쨌든 당분간 미국에는 '잡스'라는 단어가 많이 회자될 것 같다.

2011-09-13

[기고] 우리에겐 왜 스티브 잡스가 없나

안철수 교수의 인기가 뜨겁다. 가장 만나고 싶은 유명인 인생의 멘토로 삼고 싶은 인물 등 각종 설문조사를 휩쓴다. 일년 내내 장관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거의 유일한 인물이다. 가히 '안철수 현상'이라 부를만 하다. 그의 인기의 실체는 간단하다. 기득권(의대 교수)을 버리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 성과(세계 최초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를 낳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미국 유학을 거쳐 지금은 대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한 것이다. 안 교수의 삶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모두가 생존과 기득권을 위해 경쟁하는 상황에서 그의 선택은 신선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그에게서 대리만족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안철수'는 있지만 '스티브 잡스'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한국인은 창의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좋은 학생은 될 지언정 창의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창의력 부족 때문 만일까? 안 교수는 세계 최초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했다. 싸이월드는 페이스북보다 수 년이 빨랐다. 네이버가 미국에 있었다면 시장을 석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창의성이 부족해서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만약 그렇다면 안철수 연구소 싸이월드 네이버의 등장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둘째 안철수 교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IT 생태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한국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회사를 키우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삼성과 같은 재벌이 인재를 독점하고 시장을 교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현실과는 차이가 있다. IT 생태계 때문에 스티브 잡스가 등장 못한다면 안철수 싸이월드 네이버의 등장은 단순히 운이 좋았기 때문인가?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등장했던 것은 신기루였다는 말인가? 필자는 창의성이나 IT 생태계 보다는 한국인의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 부족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은 한국 벤처기업들이 몰락한 이유를 '진지함'이 결여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은 돈이 들어 오자 연구에 더욱 매진하기 보다는 술판부터 벌였다 한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창업한 게 1976년이다. 얼마전 퇴임하기까지 35년을 IT 분야에서 일했다. 빌 게이츠도 마찬가지다.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해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반면 안 교수는 1995년 연구소를 설립하고 10년 후 2005년 유학을 떠났다.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나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 사이 안철수 연구소의 성장은 정체되었다. 2010년 기준 연 매출액이 700억을 넘지 않는다. 세계 최초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한 회사 치고는 초라한 성적이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만약 안교수가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전념했거나 미국에 가서 경영학을 공부하는 대신 지금까지 현장을 누비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지금 한국은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안 교수 밑에서 배운 소프트웨어 인력이 우리나라 세계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박세리를 보고 자란 '박세리의 아이들'이 지금 LPGA 무대를 누비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의 등장을 바란다면 그들의 천재성만 칭찬할 것이 아니라 한 분야에서 35년 36년 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들이 인생 전체를 바쳐 키운 회사들을 보면서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

2011-09-07

[로그 인] 잡스의 애플, 칭찬만 받을 회사인가

최근 IT업계의 빅뉴스는 스티브 잡스의 애플 CEO 사임이다. 사임 사유가 건강악화 때문인지 비밀에 싸인 애플을 분석하는 기사와 후임자인 팀 쿡과 향후 애플에 대한 전망 삼성 등 경쟁사에 미치는 영향 등의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최근에는 친아버지 인터뷰까지 등장하는 등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는 어떤 반응인가. 마침 스티브 잡스가 사임한 날이 무상급식 관련 주민투표가 무산된 날과 겹쳐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임과 잡스의 사임을 비교하는 글들이 인터넷을 점령했다. "오세훈을 빨리 내려 보내려고 했는데 난데없이 스티브 잡스가 왜 사임하나"라는 글부터 시작해서 '사임'이라는 같은 단어로 묶어 오세훈 비난과 잡스 찬양이 판을 쳤다. IT관련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한 인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스티브 잡스는 뛰어난 경영자이자 꿈을 창조하는 비저너리 현실에 기반한 강력한 실행주의자 최고의 아이콘이면서 동시에 사상과 개념을 전파하는 에반젤리스트이기도 했다. 이 시대 최고 거인의 퇴진에 경의를 표한다"는 글을 남겼다. 물론 잡스의 성공신화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드라마틱하다. 창고에서 애플을 창립하고 승승장구했지만 독단적 행태 때문에 이사회에서 쫓겨났고 다시 돌아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세계가 놀라고 휘청대는 대업을 이룬 그의 천재성은 찬사를 보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사임 직전까지도 경쟁자 삼성을 몰아붙이기 위해 전방위 소송을 진두지휘했던 그이기에 삼성과 관련해서는 좀 다른 시각이 있지 않을까 찾아봤다. 불행하게도 "잡스의 후임자가 아들이 아니라고? 나는 한국인이라 이해를 못하겠는데"라는 글부터 "잡스가 없는 애플이 이미 후임 체제를 완비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을 것"이라는 등 애플 찬양과 삼성에 대한 비난이 인터넷을 덮어버렸다. 반면 일부 전통 언론은 균형 감각을 잃지 않고 조심스럽게 다뤘다. 강력한 리더십의 잡스가 떠난 애플에 대한 우려도 인용하고 후임자 팀 쿡이 한국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과 한국의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 등 다양한 시각을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판이라고 언급된 것도 이같은 여러가지 측면을 다룬 기사였다. 정확히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있는 '코리아 리얼타임'에 올라온 기사로 잡스 사임 당일 삼성과 LG의 주가변화까지 분석했다. 또한 삼성과 애플이 스마트폰 특허와 관련해서 전세계 19건의 소송을 진행중이지만 애플이 각종 부품에 있어 삼성의 가장 큰 고객중 하나라는 점도 꼼꼼하게 짚었다. 이처럼 미국의 언론과 인터넷 글세상은 다양한 의견이 골고루 나타나 있다. CNN은 '애플은 철저한 책무를 요구하는 잔인한 일터'라고 소개했고 포춘지는 그를 '폭군적 완벽주의자'라고 표현했다. 최근에는 잡스가 사회 기부에 인색했다는 점도 부각됐다. 인터넷에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을 비교하는 카툰이 등장했다. 아이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세련된 패션리더로 생각하고 있는 그림과 안드로이드폰을 쓰는 사람들의 눈에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후드를 뒤짚어 쓴 '잡스 광신도'로 보인다는 그림을 나란히 비교해 놓았다. 가까이 있는 지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페이스북에 무상급식 스티브 잡스 삼성에 대한 이야기를 던졌다. "페이스북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금물이지만…"이라는 첫마디로 시작한 의견이 댓글로 달렸다. 좌우의 의견차이가 항상 벼랑끝 싸움으로 진행되는 한국의 상황이 이제는 오랜 친구 사이에도 입에 담지 말아야 할 금기(禁忌)까지 만들어 답답하기만 했다.

2011-08-31

[원용석의 헤일 매리] 스포츠 세계도 바꾼 스티브 잡스

"내가 만일 애플의 최고경영자로서 더 이상 내 직무를 수행할 수 없고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는 날이 오면 여러분에게 가장 먼저 알리겠다고 항상 말해왔습니다. 불행하게도 바로 그날이 왔습니다." 지난 주 스티브 잡스의 퇴임사를 보며 슬픈 감정이 들었다. 문뜩 옛날 생각도 났다. 초등학교 5학년 때쯤이었다. 당시 하교할 때면 절친했던 친구 집으로 매일 달려가 함께 애플2 컴퓨터를 가지고 놀았다. '컴퓨터 있는 집'이 반에서 '최고 부자 집'으로 통했을 때다. 기자 역시 가장 갖고 싶었던 선물이 애플2 컴퓨터였다. 하지만 너무 비쌌다. 그후 언젠가부터 관심이 떨어진 사이에 애플은 어느덧 낙후된 이미지의 고물 컴퓨터가 됐다. 그리고 IBM이 컴퓨터 시장을 장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이름이 '애플'보다 훨씬 세련된 느낌을 줬다. 그런데 별 관심을 받지 못했던 잡스는 기업가 사상 'Greatest second coming'으로 불리는 컴백을 일궈내며 애플을 시가총액 세계 1위(현재 엑슨 모빌이 다시 1위) 기업으로 만들었다. '혁신적인' 기업으로 출발해 80년대 말들어 '후졌다'는 느낌을 줬던 애플. 그러다 2000년대 들어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 IT 기업으로 드라마틱하게 부활한 스토리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했고 기자 또한 그랬던 것 같다. 자신이 고용한 사람에게 해고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던 그의 화려한 복수극에도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다. 사실상 최초의 퍼스널 컴퓨터부터 3D 애니메이션-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등으로 세계의 패러다임을 다섯 차례 바꾼 잡스. 그런데 그가 알게 모르게 또 하나의 세계를 바꿔놓았다. 바로 스포츠다. 기자가 한동안 잊혀졌던 애플의 위력을 다시 느끼기 시작한 것은 2003년 스테이플스센터서 레이커스 취재를 했을 때였다. 라커룸에 있던 선수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아이팟을 들으며 리듬에 맞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데 아이팟 열풍이 거세지자 NBA 사무국은 '아이팟 금지령'을 내렸다. 2004년 음악광으로 알려진 빈스 카터가 첫 번째 케이스로 걸렸다. 그는 "난 음악을 들어야 경기에 집중이 잘된다"고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 사무국은 헤드폰을 낀 상태서 운동하는 것은 NBA 복장 규율에 어긋난다며 카터에게 경기 시작 20분 전부터는 아이팟을 구장에 아예 들고 오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런가 하면 아이폰은 스포츠 세계의 소통을 바꿨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3일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인들 사이에 가장 인기 많은 스마트폰 1위는 아이폰4. 2위는 아이폰 3GS라고 한다. 스포츠 스타들의 '아이폰 사랑'도 대단하다. 필 잭슨 전 레이커스 감독은 T-모빌 마이터치 광고모델이었음에도 아이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발각(?)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선수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바로 바로 알리게 된 것도 아이폰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가장 큰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이패드다. 특히 메이저리거들 사이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됐다. 블룸버그 스포츠의 '피치 리뷰(pitch review)' 앱 때문이다. 일반 팬은 살 수 없는 오로지 현역 메이저리거들만 살 수 있다. 종전까지 선수들은 클럽하우스에 들어가 비디오 분석가를 통해서만 자신의 타격이나 투구를 분석할 수 있었다. 구장 밖에서는 비디오 분석을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 '피치 리뷰'가 등장하며 모든 게 달라졌다. 그렇다면 피치 리뷰에는 뭐가 있길래 선수들이 난리일까. 예를 들어 추신수가 양키스 선발 CC 사바시아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고 치자. 그러면 사바시아 사진만 누르면 추신수가 웨이크필드를 상대로한 통산 타석 성적과 비디오가 함께 뜬다. 추신수가 사바시아가 어떤 투구를 던졌을 때 잘 쳤는지 타격 모션을 상세하게 잡아준다. 주자가 1명일 때 사바시아의 투구 패턴 무사~2사 주자 만루 상황서 투구 패턴까지도 다 나온다. 또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의 타자가 나올 때 사바시아가 어떤 투구를 던지는 지까지도 비교분석해 준다. 현재 양키스의 닉 스위셔 카디널스의 앨버트 푸홀스 등이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계속 블룸버그 측에 피드백을 줘 정보가 계속 업데이트된다. 이쯤되니 아이패드가 메이저리그에서 어느새 필수품이 됐다. 뿐만 아니다. 프로 스포츠 최고의 이벤트인 수퍼보울 광고 세계를 뒤집어 놓은 것도 애플이었다. 1984년 명 감독 리들리 스캇의 애플 맥 광고는 영화를 방불케하는 스케일을 선보여 지금도 광고업계에서 자주 회자된다. 이젠 수퍼보울이 경기보다는 광고가 더 주목을 받는 이벤트로 변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모두 애플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이렇듯 세상을 들었다 놓았단 한 잡스가 받은 연봉은 달랑 1달러였다고 한다. 복귀 뒤 CEO서 사임할 때까지 그가 받은 돈은 14년 동안 14달러. 돈이 아닌 열정으로 움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참고로 스포츠 인물 가운데 잡스처럼 무료로 일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마이클 조던. 지난 2001년 워싱턴 위저즈에서 현역 복귀한 뒤 2년 동안 뛴 그는 연봉 전액을 9.11 테러 희생 가족을 위한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2011-08-31

[경제 전망대] 스티브 잡스와 워렌 버핏

사회적 책임 다하는 기업이 성장 발전 빠르고 오래 가 한인기업 사회참여 늘어야 스티브 잡스와 워렌 버핏은 비슷한 것 보다는 다른 점이 더 많다. '애플신화'를 창조한 잡스가 IT업계의 아이콘이라면 '오마하의 현인' 버핏은 투자의 귀재다. 잡스가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면 버핏은 투자 트렌드를 주도한다. 잡스는 소비자가 꼭 갖고 싶어 하는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돈을 벌었고 버핏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쪽집게처럼 찾아내 부를 축적했다. 개인 성향에도 차이가 있다. IT업계의 거물답게 잡스가 천재성과 창조 괴짜에 은둔형 이미지가 강하다면 버핏은 훨씬 대중적이다. 잡스는 애플과 관련 없는 일들에는 말을 아끼는 반면 버핏은 가끔 정치적 발언도 한다. 잡스가 대중 앞에 나서길 꺼리는 반면 버핏은 활발한 자선사업과 매년 갖는 '버핏과의 점심' 경매 이벤트 등 다양한 소통 채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잡스는 IT산업의 지평을 넓힌 것으로 버핏은 자선사업으로 인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비슷하다. 두 사람이 요즘 다른 이유로 화제다. 잡스의 최고경영자 사임과 버핏의 수퍼부자 증세 발언이다. 지난 주 잡스가 건강상의 이유(췌장암)로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다는 발표는 그야말로 빅뉴스였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긴 했지만 막상 현실화 되자 IT업계는 물론 세계 경제권은 요동쳤다. 주요 언론들은 '잡스가 없는 애플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분석기사들을 쏟아내기 바빴다. 그러나 그의 부재에 대한 인간적인 아쉬움을 다룬 내용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보다 앞서 버핏은 자신과 같은 수퍼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야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의 재정적자 해소 방안을 두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증세는 절대 안된다'는 공화당에게는 미운 털이 박힐만한 발언이었지만 그는 소신을 피력했다. 기업가 역할의 중요성에 주목한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를 통한 기술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새로운 제품의 생산 새로운 생산방식의 도입 새로운 판로 개척 새로운 원료와 부품 공급 새로운 조직의 실현 등 5가지를 기업가 정신으로 요약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스티브 잡스는 완벽한 기업가 정신을 갖춘 인물이다. 그러나 요즘 강조되는 것은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이다. 기업가의 궁극의 목표는 이윤창출이지만 사회에 대한 공헌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지 않는 기업이나 기업가는 생명이 길지 못하다는 것이 이유다. 한인 기업인도 은둔형과 참여형이 있다. 한인사회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참여하는 기업인들이 있는가 하면 아예 담을 쌓고 지내는 이들도 많다. '무관심'은 주로 한인시장과 큰 관계가 없는 사업을 하는 경우다. 괜히 나서 봐야 사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여기저기서 손 벌리는 것도 번거롭다는 것이 이유다. 사실 전자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후자는 한인사회가 자초한 면도 있다. 얼마 전 한인 봉사단체에 기부를 했던 한 사업가는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십군데로부터 후원요청을 받았다고 털어났다. 그중에는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조차 모를 곳도 상당수였다고 하소연했다. 완곡히 거절하면 험한 말도 쏟아낸다고 한다. 몇몇 인사들이 한인사회 전체의 이미지를 망가뜨리고 있는 것은 물론 뜻 있는 이들의 의지조차 꺾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나서야 한다. 은둔형은 자기만족에 그치지만 참여형은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011-08-28

애플, 우주선 모양 신사옥 북가주에 건설

애플이 우주선 모양의 신사옥 건설 계획을 공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일 북가주 쿠퍼티노 시의회에 출석해 애플의 전직원 1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원형의 신사옥 단지 건설계획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날 잡스가 공개한 신사옥은 도넛 모양의 4층 건물로 총 면적은 310만스퀘어피트에 달한다. 외부는 전면유리로 덮히며 원형 건물 안쪽에는 숲이 조성된다. 숲에는 6000그루의 나무가 심겨진다. 주차 시설은 지하에 설치되고 건물의 80%에서 외부 조망이 가능하게 된다. 새 사옥에는 프레젠테이션(PT)을 위한 대형 강당과 체력단련실 등도 설치된다. 설계는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맡았다. 포스터는 영국의 대영박물관 런던 밀레니엄 브릿지 런던시청사 베를린 국회의사당 HSBC 홍콩 본점 등의 건축물을 설계했다. 애플 신사옥이 들어서게 될 650만스퀘어피트 크기의 부지는 휴렛 패커드(HP)에서 사들인 것으로 현 본사 사옥에서 서너 블록 떨어져 있다. 잡스는 "애플이 급성장하면서 공간이 부족해 새로운 사옥이 필요하게 됐다"고 신사옥 건설 이유를 밝히고 "신사옥은 지구에 착륙한 우주선 모양을 닮았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현 사옥은 2800명 수용 규모에 불과해 대부분 사원들은 인근의 임대 건물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이어 "새 사옥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오피스 빌딩이 될 것"이라고 자랑하면서 "건축 전공자들이 이 건물을 보기 위해 찾아올 정도로 좋은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 신사옥 건설 착공은 내년이며 2015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잡스는 그러나 건축비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애플의 신사옥 신축 발표에 대해 언론들은 많은 돈이 들어도 최고의 디자인을 보여주겠다는 애플사의 신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김현우 기자 khwo@koreadaily.com

2011-06-09

스티브 잡스 빠진 애플 주총…'후계자 공개안' 결국 부결돼

그는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건강 이상설에 시달리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 말이다. 23일 샌프란시스코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를 고대하던 그의 팬들은 실망했다. 잡스가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지난 10년 동안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17일 병가를 낸 뒤 그의 건강은 세간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미국의 한 잡지는 시한부설을 제기했다. 이달 1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보기술(IT) 업계 경영자 간담회는 잡스 참석 여부가 최대 화제였다. 시장이 잡스의 건강에 이처럼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아이팟과 아이폰·아이패드 등의 성공에 그의 ‘혁신과 영감의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다. 잡스의 병가 소식이 알려진 날 애플의 주가는 곤두박질치면서 ‘잡스=애플’이란 등식을 확인해주기도 했다. 애플의 주주인 중앙노동자연금펀드(CLPF)는 이번 주총에서 차기 CEO의 선택 기준과 내부 후보자의 이름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날 주총에서 ‘CEO 승계 계획’의 공개안은 부결됐다. 후보자를 공개하는 것이 회사의 경영 기밀을 노출할 수 있다는 애플 측의 주장을 주주들이 받아들인 것이다. 잡스가 주총에 불참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아이패드2의 공개행사로 쏠리고 있다. 그는 ‘프레젠테이션의 귀재’라는 별칭에 걸맞게 신제품 발표 때마다 무대에 올라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왔다. 병가 중에도 아이패드2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잡스가 ‘깜짝 등장’할지가 주목된다. 하현옥 기자

2011-02-24

관심모은 애플 주총 '잡스 후계자 승계안' 부결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잡스가 이끌던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성공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했지만 잡스가 지병으로 이탈하면서 투자자들은 애플이 미래가 어떻게 될 지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3일 오전 애플 주주총회가 열려 전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잡스 후계자 계승 안건은 일단 부결됐다. 애플의 주요 주주중 하나인 중앙노동자연금펀드(CLPF)는 잡스가 떠나면 애플을 이끌 수장을 발굴하기 위해 내부 후보를 물색 공개함으로써 자연스런 경영 승계 과정이 이어지도록 승계 계획안을 촉구해왔다. 하지만 주주들은 이러한 후계자 승계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애플측은 이미 그런 계획을 내부적으로 갖고 있으나 이를 공개하는 것은 기밀 정보를 누설해 회사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반면 최대 주주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이 주주 권리 확대를 위해 지난해부터 제안해 온 이사 선임 방식 변경안은 통과됐다. 캘퍼스는 이사 선출 시 과반수 투표제 도입을 요구해 왔다. 단 한명의 주주만 찬성해도 이사를 선출할 수 있는 종전의 이사 선임 방식을 과반수가 동의할 때 선임할 수 있도록 변경하는 것이다. 한 달 전 갑작스럽게 무기한 병가를 낸 후 수척해진 외모가 언론에 포착되면서 중병설이 나돈 잡스는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LA타임스는 23일 잡스가 없는 애플은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잡스의 후계자로 유력한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늘 잡스 밑에서 일해와서 과연 혼자 회사를 이끌 수 있을 지 의문스럽다. 잡스가 두차례 병가로 자리를 비웠을 때 애플 특유의 회사내 긴장감이 실종됐으며 임원들이 경영과 제품디자인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준비가 돼있지 않은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애플의 한 전직 임원은 "잡스 없이는 아무리 우수한 인재들이 많아도 기술혁신이 느려질 것"이라며 그의 부재로 인한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우 기자 khwo@koreadaily.com

2011-02-23

스티브 잡스 (애플 CEO) "나는 건재하다"

'위중설'이 나돌고 있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모습을 드러냈다. 타블로이드 신문 내셔널인콰이어러는 16일 '잡스의 병세가 위중해 6주밖에 살 수 없을지 모른다'는 내용의 기사를 그의 최근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보도된 사진 속 잡스의 모습은 지난 1월 '병가' 발표 당시와 비교해서도 훨씬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런 잡스가 1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최한 IT업계 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위중설'이 보도된 바로 다음 날 외부 활동에 나선 셈이기 때문이다. 그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들은 지난 1월 병가를 떠난 잡스가 집과 애플 본사 캠퍼스를 오가며 의욕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고 보도해왔다. 로이터 등 주류 언론들은 이번 행사가 그의 건강이 어떤지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앞다퉈 보도했다. 그러나 행사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바람에 아직 이에 대한 별다른 추가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백악관 측에 따르면 이번 간담회는 친기업적 이미지 형성과 고용창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주요 IT기업 경영진과 만나 미국의 미래를 책임질 IT업계의 현황과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혁신적인 신기술 개발 청정 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고용이 창출돼야 미국에 미래가 있고 이를 위해서는 교육에 보다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강조해온 오바마이기에 이번 간담회가 갖는 의미가 크다는 평이다. 간담회의 참석자 면면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잡스 외에도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구글의 에릭 슈밋 시스코의 존 챔버스 트위터의 딕 코스톨로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등 전세계 IT업계를 주름잡는 핵심 기업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간담회 뒤엔 벤처캐피털 업계의 거물인 존 도어 회장의 자택에서 저녁 식사를 갖기도 했다. 이처럼 화려한 참석자들 중에서도 모든 관심은 잡스에게 쏠리고 있다. 잡스가 이 행사에 참석한다는 자체가 6주 시한부 인생이라는 내셔널인콰이어러의 보도를 뒤집는 것이기 때문이다. 잡스는 2004년 췌장암 수술 2009년 간 이식 수술 등에 이어 지난 1월에 신병 치료를 위해 3번째 병가를 냈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제품군으로 세계 IT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계적인 관심사이다. 잡스 덕에 애플은 엑손모빌에 이어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2번째로 큰 기업이 됐다. 이날 애플의 주가는 전날보다 4.83달러(1.33%) 내린 358.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염승은 기자 rayeom@koreadaily.com

2011-02-17

잡스 없는 애플…전세계 관심 쏠렸다, 3번째 병가로 '빈자리' 여파 촉각

'애플신화'의 주인공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또 한번 병가를 냈다는 소식에 IT업계는 물론 세계 경제권이 '잡스 쇼크'에 휩싸였다. 그가 시가총액(3200억달러) 기준 세계 최대 IT기업인 애플의 CEO일 뿐 아니라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로 이어지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IT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아이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발표 하루가 지난 18일 애플의 주가는 소폭 하락에 그쳤다. 이날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장초반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으나 4분기 실적 발표가 이를 상쇄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매킨토시 컴퓨터 등의 연말 판매 호조로 4분기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8%나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발표 덕에 애플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25%(7.83달러) 하락에 그친 340.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잡스는 마틴루터킹 연휴이던 지난 17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병가 소식을 전했다. ▶포스트 스티브 잡스 후보군 부각 소비자나 투자자 모두에게 '애플=스티브 잡스' 공식이 여전한 상황이기에 잡스의 이번 병가는 애플의 후계 구도 즉 포스트 스티브 잡스 체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욱 불거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당분간은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무리없이 회사를 이끌어 갈 것이라면서도 잡스의 병가는 CEO 후보군이 애플을 이끌어갈 재목이 될 것인지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쿡은 지난 2007년부터 COO를 맡고 있는 인물로 1997년 애플에 합류하기 전에는 IBM과 컴팩 컴퓨터 등에서 역량을 키웠다. 2번에 걸친 잡스의 병가 기간 중에 CEO 대행 역할을 훌륭히 해냈는데 특히 지난 2009년 병가 기간 중에는 아이폰 판매 돌풍을 일으키며 주가를 50% 이상 끌어올려 큰 주목을 받았다. 그외에도 전세계적인 제품 마케팅을 총괄하는 필립 쉴러 부사장 디자인 총괄의 조나단 아이브 부사장 인터넷 서비스 총괄의 에디 큐 부사장 등이 잡스가 없는 애플에서 무게를 잡아주고 있다. 이들 모두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지만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창의력과 비전이 그 누구보다 뛰어난 잡스의 빈자리를 채우기엔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잡스가 2009년 병가 중에도 그러했듯 집에서 쉬는 와중에도 중요한 결정의 대부분을 직접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잡스의 건강이상 공개돼야 하나 잡스의 이번 병가는 지난 2004년 췌장암 판정 이후 3번째다. 그는 당시 곧바로 수술을 받고 복귀했으나 지난 2009년 1월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되며 간이식 수술을 받느라 또 한번 병가를 내야 했다. 전문가들은 간이식 수술 부작용에 따른 합병증을 이번 병가의 주요인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전 병가때와 달리 그가 언제 돌아오겠다는 모른다는 것이다. 그의 부재가 이전처럼 단기라면 괜찮겠지만 기간이 길어질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망해가던 애플에 복귀해 아이팟을 시작으로 연달아 최고 히트상품을 내놓으며 지금의 애플을 만들어 낸 그가 없다면 애플이 가진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이때문에 잡스의 건강상태가 애플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사생활 보호라는 차원을 넘어 그의 현재 상황이 공개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가총액 3200억달러 규모의 상장기업을 이끄는 CEO는 사생활도 제한 받을 수 밖에 없으며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비전으로 기업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주주와 직원 애플 고객 모두에 보다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염승은 기자 rayeom@koreadaily.com

201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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